2015년 11월 29일 일요일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자

 어린 시절 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그 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다면 행복하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지극히 보편적입니다.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하는 것이 훨씬 즐거운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입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열심히 하라고 하면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특히 필요한 인원이 아주 소수이거나, 아주 뛰어난 인물만을 요구하는 분야의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 좋은 예가 프로 야구 선수가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본인이 원하고 실력이 있어서 입단을 해도 프로 선수로서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만큼 적습니다. 본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좋은 감독과 코치, 그리고 행운을 만나는 기회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설령 프로 선수가 되어도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갑니다.
 역시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그릇과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행운 혹은 불은 같은 것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겨우, 그것이 행복을 가져다 줄 때도 있지만 행복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유념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가운데 올해 대학 교수 자리를 은퇴하신 분이 있습니다. 그 분은 앞으로 10년을 더 교수직에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그만두셨습니다. 이유는 '연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분은 유능한 교수였습니다. 유능한 교수는 대개 잡무가 많기 마련입니다. 대학 책임자가 되면서 현장 연구가 전문인 그 분은 야외로 나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연구에 필요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것입니다.
 그 분은 연구하고 싶어서 대학 교수가 되었고, 연구하고 싶어서 대학을 그만두신 겁니다.
 그 분 외의 다른 선생님도 "제발 연구를 하게 좀 내버려 달라"고 애원했다고 합니다. 모두 바쁘지만 않다면 훌륭한 일을 할 분들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나는 고등학교 교사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구가 직업이 아니므로 취미 삼아 기분 전환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일로 지친 마음을 연구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정말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갖지 않고 취미로 마음 내킬 때마다 자유롭게 하는 것이 더욱 좋을지도 모릅니다. 취미로 하는 과학 탐구. 어때요, 근사하게 들리지 않습니까?